치루와 농양과의 관계
치루와 항문 주위 농양은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질환들입니다. 치루는 처음부터 치루로 시작되는 법은 없고, 항문 주위 농양이 한번이라도 있은 후에 생기게됩니다. 항문속 1-2cm 정도에는 항문샘이라는 구조가 4-10개 있습니다.
이 곳에서는 샘에서 샘물이 나오듯 배변시에 항문 내의 윤활 작용을 하는 분비물이 나옵니다. 항문샘은 그림에서 보시는 것처럼 움푹 파인 구조이므로 대장 내에 있던 세균이 들어가기 쉽습니다. 세균이 들어간다고 해서 항상 감염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환자의 상태가 감염이 되기 쉬운 상태(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진 경우)가 되면 세균 감염이 일어납니다.
감염이 진행되면 항문샘이 점차 커지면서 내부에 고름이 차 오르면서 통증이 생기고, 고름집이 형성 되어 항문 주위나 내부가 부어 오릅니다. 이때에 환자 분들은 항문에 통증이 생기면서 항문 주위에 국한된 열이 나거나 아니면 전신적으로 열이 나면서 마치 몸살 감기에 걸린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치루의 분류와 치료법
내개구에서 시작하여 외개구로 나가는 치루는 중간에 항문 괄약근을 통과하고 지나갑니다. 항문 괄약근은 항문의 개폐를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인데, 치루 수술시 치루 조직을 제거하고 중간에 있는 괄약근을 잘라주어야 재발이 적습니다.
"수술을 잘 하자니 괄약근을 잘라야하겠고, 괄약근을 자르 자니 배변 조절이 잘 안되면 어떻게 하나"하는 고민은 환자 분들 이상으로 의사들이 해왔던 고민이 었습니다. 치루를 분류하는 방법은 동서양을 통틀어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만 이들 방법 모두 치루가 괄약근을 어떻게 통과하고 있느냐에 따라 치루를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대부분 일반인들이므로 전문적인 분류방법보다는 간단히 괄약근을 조금만 침범하는 저위 치루와 괄약근을 많이 침범하는 고위치루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저위치루는 수술을 하더라도 배변 조절 기능에 장애가 생기지 않거나 최소한으로 생기는 경우로 치루가 괄약근을 통과하지 않거나 조금만 통과하는 치루를 말합니다.
이런 경우는 수술시 에 직접 괄약근을 끊어주거나 괄약근을 고무줄로 잡아 묶어 서서히 끊어지게 하는 수술을 시행합니다. 수술시 에 내개구를 찾지 못하거나 정확히 제거하지 못하면 재발의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저희 병원에서는 coring out 이라는 수술 기법으로 외개구부터 내개구까지 터널을 파듯이 치루 조직을 제거한 후 괄약근은 고무줄로 묶어 괄약근이 서서히 끊어지게 하는데, 괄약근이 끊어진 후에도 배변 조절기능을 최대한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고위치루는 치루 조직을 제거한 후 괄약근을 끊어주면 배변 조절 기능에 이상이 많이 생길 정도로 괄약근을 많이 침범하는 치루를 말합니다. 이런 치루는 내개구는 항문 후방에 있고 외개구는 항문 좌우에 위치하여 치루의 경로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루의 경로가 길다는 것은 그만큼 괄약근 절개시 배변 조절 기능 손상을 많이 가져올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고위 치루의 경우 저위 치루에서처럼 괄약근을 자르는 수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괄약근 충전술이라는 수술법을 사용하는데, 치루관을 제거한 후 남은 괄약근을 치루관을 제거하고 남은 공간에 밀어 넣으면서 괄약근을 이어주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괄약근을 자르지 않아도 되므로 괄약근 기능은 최대로 보존하면서 90%이상의 높은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